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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알렉스, 소년에서 소녀로
부제목
:
다락방N 007
지은이
:
알리사 브루그먼 지음 | 이현정 옮김
서지사항
:
20150716 | ISBN 978-89-85635-98-1 | 283쪽 | 127*188
판매가
:
11,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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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설명
:
“어떻게 존재해야 세상에 받아들여지는지, 그 편협한 정의에 대항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나여야 해!”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알렉스의 용감하고 유쾌한 여자 리허설!
 

열다섯 살이 될 때까지 남자로 살아온 알렉스는 학교에서 '아주 나쁜 일'을 겪은 뒤, 새 학교를 다니기로 혼자 결심한다. 그것도 여자로. 여자로 살겠다는 말에 엄마는 드라마 속 비련의 주인공이 되어 울고 불며 이성을 잃었고, 아빠는 그대로 집을 나가 버렸다. 교복이 예쁜 새 학교에서는 첫눈에 반해 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친구도 생기고, 도서관 기금 마련 패션쇼의 모델로도 뽑히며 흥미진진 신나는 나날이 이어지지만, 여자로 되어 있는 출생증명서도 없는데다 남자로 살았던 지난 일들이 자꾸만 발목을 잡는데……


출판사 서평

다양한 성소수자들을 상징하는 레인보우 컬러가 2015년 여름만큼 세상을 물들인 때가 있었을까. 미국의 동성 결혼 합법화가 세계적인 화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의 퀴어축제 역시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열기 속에서 개최되었다. 그 유쾌한 ‘소란’을 지켜보며, 어떤 이들은 해방감을 느끼고 어떤 이들은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해방감을 느낀 이들에게는 또 다른 유쾌함을 선사하고,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는 그 혼란 속에서 더 깊은 질문을 던지는 기회를 안겨 줄 청소년 소설 한 권을 세상에 내보낸다.

알렉스, 소년에서 소녀로』는 간성(intersex), 혹은 양성(bigender)이라고 불리는 삶의 이야기다. 모호한 생식기를 달고 태어났고, 어쨌든 ‘고추’가 있다는 이유로 엄마와 아빠가 남자로 키웠지만, 알렉스는 스스로 여자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알렉스 안에 있는 씩씩한 소녀와 유쾌한 소년은 세상의 잣대에 맞추어 살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늘 티격태격 대화를 나눈다.

어느 쪽인지 한눈에 파악되지 않는 그녀를 향해, ‘일반 사람들’은 불편해하는 눈빛을 보내고 학교 동급생들은 섬뜩한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가족인 엄마, 아빠조차도 자식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부모로서 겪는 고통만을 앞세운다. 알렉스는 이렇듯 만만치 않은 세상에서도 남성/여성의 어느 한쪽에 온전히 편입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오히려 그 경계를 허물고 ‘나답게 살아가는 길’을 택한다. 학교를 옮겨 새 친구들을 사귀고, 고통만 안겨 주는 가족들을 떠날 궁리를 하며, 경제적 자립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한다.

무모한 도전에 가까워 보이던 이 선택은 ‘너는 어느 쪽이냐’에 연연하지 않는 이들과 만나면서 다채로운 꽃을 피운다. 여자로 표시된 출생증명서를 발급받고 알렉스 주변의 소동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변호사 크로켓 아저씨, 학교 패션쇼에서 알렉스를 눈여겨보고 모델이 되는 방법과 직업정신을 가르쳐 주는 스타일리스트 리엔, 그리고 알렉스를 용감하다고 생각하며 믿음을 주는 새 학교 친구 아미나 등이 그들이다.

알렉스는 남성/여성, 이성애/동성애 등 이쪽저쪽 복잡한 성 정체성의 스펙트럼을 가로지르며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많은 질문들을 던진다. 각자 다른 눈으로 알렉스를 바라보던 엄마와 아빠, 친구들은 그녀가 온몸으로 던진 질문을 받아 안으며 어떤 방식으로든 변해 간다. 비단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게 아니더라도 지금의 자신을 예민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십대들, 그들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싶은 부모들, 세상이 만들어 놓은 편협한 틀을 의심하기 시작한 이들이라면 알렉스의 이야기에 한번쯤 귀를 기울여 보시기를.

출발점이 다른 아이들이 자라는 이야기, 다락방 N
많은 성장 소설이 소년을 주인공으로 두고 쓰입니다. 소년이 자라는 이야기는 소녀가 자라는 이야기와 닮은 듯 다릅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가 자라는 이야기는 장애가 없는 아이가 자라는 이야기와 닮은 듯 다릅니다. 한 사회의 보편적인 생활 방식에 익숙한 아이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에겐 보편적이기만 한 생활이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아이의 이야기와 종종 다릅니다. 다르다는 건 틀리거나 모자란 게 아니라는 걸,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싶습니다. 보편적인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n개의 모습과 속내를 가진 아이들이 저마다의 방식과 속도로 꿈꾸고 자라나는 <다락방 N> 시리즈는 그런 바람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락방 N>의 책들은 다름이 편견이나 폭력의 근거가 아닌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에, 아이들이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 가는 데에 믿음직한 디딤돌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자 및 역자 소개

알리사 브루그먼 (Alyssa Brugman)
1974년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즈 주 라스마인즈에서 태어났다. 프린츠 상 최종 후보에 오른 『그레이스를 찾아서 Finding Grace』, 호주어린이도서위원회 추천 도서로 선정된 『벌거벗고 걷기 Walking Naked』 등 청소년 소설 여러 편을 썼다. 시드니 근교의 헌터 밸리에서 파트너, 세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이현정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불문학과 여성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강원도에서 사람 한 명, 개 두 마리, 고양이 한 마리, 수많은 식물들과 함께 살면서 책을 쓰거나 번역하는 일을 한다. 『초경 파티』를 함께 썼고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 등을 옮겼다.

책 속에서

좋아, 이렇게 시작해 보자.
“아니에요. 저는 새로운 출생증명서가 필요해요. 제 성별을 법적으로 변경하고 싶어요.”
그가 나를 보았다.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기억하는 한, 언제나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쳐다본다. 내가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인지, 남자가 되고 싶은 여자인지 알아내려는 것이다.
나도 크로켓 씨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코에서 털이 삐져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중요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정도는 신경 쓸 수 있을 텐데.
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가 왜 중요하지?
하지만 중요하다. 정말, 정말 중요하다. 어느 쪽인지 사람들은 알고 싶어 한다. 길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다시는 안 볼 사이일 때에도 사람들은 당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판단하려 든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대부분이 회색 지대는 생각하지 않는다. 헛갈리면 기분 나빠한다.
판단하기 어려우면 불쾌해한다.
나에게 그건 회색 지대다. 희끄무레한 회색. (23쪽)

이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가 보인다. 당연히 안다. 나는 알렉스이기도 하니까. 그렇지만 멋있게 옷을 차려입고 뽐내듯이 걷다가 휙 돌기도 하며, 잡지에서나 본 런웨이를 걸어 보고 싶다. 아미나와 줄리아와 옷을 빼입고 낄낄거리면서 팔짱을 끼고 친구가 되고 싶다. 아름다워지고 싶다. 남들이 나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사람들이 모두 타이가 나를 쳐다보듯이 나를 봐 주면 좋겠다.
시에라가 샘을 내다 보니 그것이 더 현실로 다가온다. 질투는 동정보다 백만 배 더 강력하다.
그냥 옷일 뿐인데 뭐, 내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그저 옷이 아니지? 패션은 여자들이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에 대한 규칙을 만들어. 어떻게 존재해야 받아들여지는지 말이야. 그 편협한 정의에 대항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나여야 해. (100쪽)

“그냥 흘러가게 두면 안 되는 거니?”
나는 양손으로 무릎을 감싸고 티브이를 뚫어져라 보았다. 이럴 때 엄마가 어떻게 하는지 잘 알지? 심호흡을 하고 침착하게 대응해.
“안 돼, 엄마. 그냥 흘러가게 하지 않을 거야. 이건 내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야. 엄마는 왜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데 그렇게 집착해?”
“근데 넌 항상 이렇게 느낀 거니?”
엄마가 물었다. 눈물이 솟고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는 하품을 참고 있는 것처럼 이상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얘기해 달라고 하는 건지도 모른다. 잠시 동안은 엄마가 자기 문제로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으려나.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가끔은 나도 내가 뭔지 모르겠어. 하지만 내가 외면적으로 되고 싶고 사람들이 봐 주었으면 하는 건, 여자야. 나는 여자처럼 생긴 남자아이보다는 강하게 생긴 여자아이에 더 가까워.”
이제 엄마가 흑흑 흐느끼기 시작했다.
“애들이 놀리니? 몸집이 작다고? 아님 여자 같다고? 그래서 예전 학교를 떠난 거야?”
나는 똑바로 앉았다.
“물론 애들이 그랬지! 나는 괴물이야, 엄마.” (165쪽)

너도 거기 있었으니 봤잖아. 엄마, 아빠는 날 사랑하지 않아. 날 좋아하지도 않아. 내가 두려운 건,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할 줄도 모른다는 거야. 그러면 나는 아미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걸까? 그래서 내가 시에라에게 그리도 못되게 구는 걸까? 우리는, 알렉스와 나는 늘 혼자 있게 될까? 난 사이코패스인가 봐.
자기가 사이코패스일까 걱정하면 사이코패스가 아닌 거야. 마치 권위자처럼 알렉스가 일러 준다.
넌 그걸 어떻게 알아?
사이코패스는 자기가 사이코패스일까 봐 걱정하지 않거든.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하지 않아.
넌 언제부터 사이코패스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알게 됐어?
내 말 믿어. 너는 변태이긴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아니야.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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