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몸에 대한 생각


잠시 눈을 감고 내 몸을 떠올려 보자. 어떤 느낌이 드는가? 가슴이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지? 엉덩이가 너무 뚱뚱하거나 납작한지? 배나 허벅지가 너무 살쪘는지? 코가 너무 낮은지? 키는? 키가 더 크거나 몸집이 더 작았으면 좋겠는지? 몸에 털이 너무 많거나 피부가 검은지?

   평범한 여성이라면 아마 이런 질문에 ‘맞다’는 대답이 몇 번 나왔을 것이다. 거의 모든 여성이 자기 몸의 특정 부위를, 때로는 전부를 아주 못났다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여성의 몸은 저마다 다르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마른 사람도 있고 살이 찐 사람도 있으며, 골격이 크고 건장한 사람도 있고, 왜소하고 허약한 사람도 있다. 눈동자 색깔과 모양도 다양하다. 피부색도 여러 가지다. 머리카락은 어떤가? 색깔도 다양하고 결도 다양하다. 그런데도 여성의 몸은 광고나 미용 산업에서 부추기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에 따라 재단되고 있다. 또한 여성이라면 이러이러한 용모를 갖추어야 한다거나 저러저러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주입받는다. 직장 상사한테서 머리 모양을 바꾸든 일을 그만두든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말을 듣고 일을 그만둔 여성의 사례가 이를 잘 말해 준다. 



도대체 우리에게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이 괜찮지 못하다고 믿게 만드는 힘은 무엇인가? 몸과 외모를 바꾸면 삶이 어떻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는가? 좀 더 ‘매력적’이 되면 무엇이 생기는가? 더 많은 친구들? 자신감? 더 나은 직장? 이런저런 외모를 ‘갖춰야만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들이 이렇게 공격을 퍼붓는 가운데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 몸을 좀 더 기분 좋게 느끼고 우리 자신과 다른 여성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사회에서 통용되는 미의 기준에 순응하고 어디서든지 그것에 맞추려고 애쓰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런 데 관심을 쏟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진 시간과 돈과 에너지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신체장애와 완벽한 몸에 대한 압력__32   몸 이미지, 체중, 체형__34  나이듦과 몸 이미지__35   변화를 향해__36  @정보꾸러미__37



2장 먹을거리


음식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개입하면서 신체와 정서에 골고루 영향을 미친다. 먹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가장 기초적인 차원에서 자신을 돌본다. 여성들은 생활의 고된 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 예산을 세워,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 때가 많다. 여성들에게 먹는 일이란 늘 돌보는 일과 얽힌다. 



음식은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여성들이 음식의 유통과 생산 과정을 통제할 수 없다면 숱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피해야 할지에 대해 실질적이고 믿을 만한 정보를 얻기도 어렵다. 돈이 없거나 영양가 있는 식품을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먹는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한국 빈곤 가족을 대표하는 집단은 저소득층 여성 가장과 결식아동이며, 생활보호 대상자 절반가량은 여성 가장들이다.

 


가정에서 매일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드는 책임을 모든 식구가 분담해야 한다. 식생활이나 조리법을 바꿔 보거나, 날마다 요리할 때 남편이나 아이들도 참여해야 하며, 이웃이나 친구들과 함께 식사할 수도 있다. 생활 속도가 빨라지면서 많은 여성들이 흔히 외식을 하거나 냉동식품을 먹거나 간편한 음식을 선호하고 있다.


잘 먹는 법__38  식생활 바꾸기__40  채식주의__45  영양 보조제, 먹어야 하나__46  아이들의 식생활__50  전통 식습관과 이민__50  음식을 둘러싼 경제학__52 
식습관에 따른 문제들
__53  내가 선택하는 안전한 음식__59   가공식품의 확산__60  미국 식품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__63  변화__64  @정보꾸러미__65


 

3장 술 · 담배 · 약물


사람들은 오랜 세월 의식이나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여러 약물을 복용해 왔다. 여성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술과 약물을 복용했다. 종교 의식 · 사회 의식 · 축제 행사의 일부로, 외로움을 잊으려고, 경제적인 스트레스나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신체적 · 정서적 고통이나 슬픔, 우울증에 맞서기 위해서 약물을 복용해 왔다.

   오늘날도 술이나 약물이 대부분 여성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우리는 가끔 한 잔씩 술을 즐기기도 하고, 매일 마시기도 한다. 술은 전혀 마시지 않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복용하여 자신을 해치며 신뢰를 잃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배우자나 부모, 자녀, 직장 상사도 있다. 담배를 피운다면 금연을 원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성 통증에 시달린 나머지, 습관성이 될까봐 우리 자신이나 의료진이 사용을 주저했던 약물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다. 술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들을 복용해야 하는 질병이나 장애를 갖고 있기도 하다. 데이트만 하면 술을 마시고 성관계 맺기에 바쁜 딸이 있는가 하면, 게이나 레즈비언을 바라보는 따가운 눈총을 ‘벗어나’ 보려고 술과 약물에 기대는 십대 게이나 레즈비언 자녀를 둘 수도 있다. 가난이나 인종 차별로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 이웃과 가족이 절망한 나머지 술과 마약에 빠져 있는데도,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이들에게 유입되는 약물의 유통을 차단하거나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인색하다.

   주류와 기분 전환용 약물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아주 소량이거나 단 한번, 또는 처방에 따라 복용하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될 정도로 과다 복용해서 신체적 ․ 정서적 의존 상태에 빠지게 되는, 중독 상태라고 말하는 것에 이르는 것까지 다 포괄한다. 이런 약물이 인생에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때는 언제인지? 문제가 되는 때는 언제인지? 여성에게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는지? 이 장은 이런 데 관심이 있는 여성들에게 도움을 준다.

여성이 겪는 문제__66  중독__67  중독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__67  술 __68  기분전환제__70   도움 청하기__70  흡연__74  @정보꾸러미__77


 

4장 운동


바깥에 나가 활발하게 운동을 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좋은 현상이다. 수영 · 걷기 · 춤추기 · 마라톤 · 근력운동 · 인라인스케이팅 · 펜싱 · 등산을 하기도 하고, 농구 · 소프트볼 · 축구 · 핸드볼 · 배드민턴 · 라켓볼 · 배구도 한다. 볼링 · 스키 · 원예 · 래프팅 · 레슬링 · 스케이팅 · 암벽등반 · 휠체어댄싱 · 앉아서 타는 스키를 즐기는 이들도 있다. 테니스 · 아이스하키 · 골프에다, 권투 · 파도타기 · 스쿠버다이빙 · 모터사이클 경주도 한다. 양궁 · 태권도 · 요가 · 태극권 ·체조도 하고, 자전거 · 요트 · 승마 · 자동차경주 · 에어로빅 ·스카이다이빙을 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늘 운동을 하거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던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여성들이 농장이나 공장, 집에서 육체적으로 고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운동’을 한다는 것은 별 의미도 없었고 실제 그럴 형편도 아니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는 서구 중산층 여성들의 운동은 숙녀답지 못한 활동으로 간주되었다. 상류층 여성들에게는 골프나 테니스가 일부 허용되기도 했지만, 코르셋을 착용하거나 장갑을 낀 채 운동을 해야 했다. 오늘날 많은 여성들은 예전 우리 어머니들만큼 육체적으로 힘이 드는 삶을 살고 있진 않지만, 앉아서 하는 일은 기력을 소진시키며, 대부분의 여성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건강한 몸과 마음, 영혼에 필요한 운동을 해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여성들은 매우 활동적이 되었다. 운동이 주는 건강상의 이점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성운동이 우리 의식을 고양하고 스포츠와 운동에 참여할 기회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우리 모두가 항상 실외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안팎의 장애가 있다. 그러나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실외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__78  걸림돌 극복__81  운동과 장애__82  운동과 노화__83  운동과 질병__84  운동 시작하기__84  내가 할 수 있는 일__89  스포츠 정치학__90  @정보꾸러미__91


 

5장 통합 치유


통합 치유법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통합 치유법은 현대 서양 의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이를 보완하고, 우리 몸을 스스로 보살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마사지, 약초, 영적 치유 같은 통합 치유법은 수세기 전부터 여성들이 가족과 이웃을 치유하고 돌보는 데 이용해 왔으며, 출산을 돕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데 이용되었다. 이런 치유에 대한 정보들은 대부분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전해졌다. 수천 년 전 중국에서 유래한 침이나 태극권, 인도에서 유래한 요가, 아유베다 의학 등 여러 치유법들이 현재는 제도화된 인증 과정을 거쳐 시행되고 있다. 이런 동양의 전통 치유법은 세계 각지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치유법들이 ‘보완’, ‘대안’치료법으로 불리지만 그 밖의 여러 지역에서는 가장 흔히 이용되고 있다.

   이 장에서 우리는 이것을 ‘통합 치유’라 부른다. 몸과 마음과 영혼의 상호 작용은 우리 건강에 필수적이다. 또한 서양 주류 의학이 발달하기 오래전부터 선조들이 이 치유법들을 이용해 왔음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한 정치적 행동이다. 미국에서는 통합 치유법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이 현상은 바로 서양 주류 의학의 여러 가지 한계, 비용 문제, 비효율성을 나타낸다. 지난 10년간 통합 치유법에 대한 책, 신문 기사, 연구 보고서가 엄청나게 증가했고, 약초와 자연 치료제, 영양 보조 식품을 취급하는 약국과 건강 식품점, 통합 치유를 공식적으로 시행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책이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 몇 가지 치유법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통합 치유에 대한 포괄적인 교육을 받고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을 찾아갈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전문가에게 수련을 받거나 학위나 증서를 따기 위해 학교에 등록할 수도 있다. 통합 치유법은 건강할 때 건강을 유지시켜 주고 질병을 고친다. 또한 현대 서양 의학의 부작용을 완화해 주며 현대 서양 의학으로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이 있는 이들이 좀 더 편안히 살아갈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통합 치유의 기본 전제__92  통합 치유법과 전문가 선택__94  통합 치유법과 치유사의 문제점__96  통합적 접근들__97   @정보꾸러미__109


 

6장 정서 건강


여성들은 자신의 정서적 건강이 육체적 건강이나 정신적 활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수세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현대적 심리 치료, 결혼 문제 상담, 가족 치료가 등장한 뒤로 줄곧 여성들이 이런 치료의 주요 소비자였다. 이 장에서 우리는 정서적 건강을 몸과 마음의 총체적 건강이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인식한다. 또한 자신을 더 큰 맥락에서 보면 심리 치료가 많은 여성들에게 자신을 돌보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유능하고 적극적인 소비자가 되는 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성 차별주의의 영향을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받고 있다. 우리 여성들은 사회 문화적 이데올로기의 힘에 의해 진정한 자아를 스스로 억누르기도 한다. 사회적 지위 즉 인종, 종교, 출신 민족, 성적 기호나 신체적, 정신적 능력에 따른 차별을 당하기도 한다. 세상이 결코 여성들에게 만만한 곳이 아니다 보니 우리 중 많은 이들이 과거의 정신적 충격과 오늘의 현실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받으며 살아간다. 우리가 매 순간 살아 있음을 느끼고 삶에 푹 빠져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면서 살고 싶다면, 고통에서 벗어나 삶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와 현재의 현실이 어떻든 간에 우리는 자기 자신이나 삶의 어떤 부분은 바꿀 수가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전반적인 건강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저마다 행동 양식이 다르다. 그러나 가까운 타인과 충고나 격려, 지원을 주고받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건강관리  잘 먹기, 충분한 휴식과 운동, 명상, 마사지. 건강한 몸과 평온한 마음, 정신은 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취미 활동  혼자 또는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활동. 걷기,   독서, 노래 부르기, 춤추기, 드럼 치기를 좋아하는지?  그림 그리기, 뜨개질하기, 시 쓰기, 점토 공예는 어떤지? 자연 관찰, 소프트볼, 등산을 하는지? 창조적인 활동은 즐거움을 주고 일상사의 긴장을 풀어 준다.

 친목 모임  살면서 우리를 도와주고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을 만들기. 친목을 돈독하게 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가? 가족, 친구, 이웃이나 신자 모임 등 삶의 과도기를 같이 축하하거나 슬퍼할 사람들이 있는가?

 단체 활동  여성운동은 여성을 의식화하는 모임부터 특별한 인생사에 초점을 둔 모임에 이르기까지 여러 모임의 탄생에 불을 지폈다. 특별한 인생사로는 초보엄마 노릇, 완경, 레즈비언 부모 노릇, 병 ․ 장애와 더불어 살기, 이별 등이 있다. 관심사에 관련된 모임을 찾거나, 없다면 모임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이런 단체들은 개별 관심사를 더 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보도록 돕는다. 또한 이런 자조모임은 우리 자신을 치유하면서 남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앞서 3장에 나온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 모임 한국연합단체」, 「한국 알아넌/알아틴」 등은 종교와 무관한 단체로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회복기에 있는 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돕고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는 독자들이 단지 심리 치료에 관해서만 보지 말고, 5장 통합 치유를 읽어 보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많은 여성들은 정서 건강과 치유를 위해 명상과 요가, 여러 스트레스 해소법을 병행해야 함을 일찍이 깨달았다.

심리 치료의 선택__111  다양한 치료사__112  유능하고 사려 깊은 치료사__114  도전 과제__116  @정보꾸러미__117


 

7장 환경과 직업


우리는 조그만 동네에서 살아요. 어느 날 남편과 내가 수돗물로 끓인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이웃 사람이 와서는 “수돗물 드시지 마세요.”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 오염된 물을 마셨는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은 수돗물이 얼마나 나쁘며 그 속에 화학 성분이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는지를 늘어놓았어요. 아무도 오염의 원인을 알지 못하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화가 치밀어 올랐죠. 꼬박꼬박 세금을 내면서 그것도 매년 인상되잖아요. 그런데 공무원이 책상머리에 앉아 사태가 악화되도록 내버려 두는데도 우리는 그냥 수수방관하고 있던 거예요.

누구든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가 있어요. 그러려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수돗물만이 아니죠. 내가 먹는 이 닭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하죠? 채소는? 먹는 샘물은요?


주거지와 일터의 생활환경은 건강에 직 ․ 간접으로 영향을 미친다. 암 발생 원인의 60~90%, 출산 문제, 기형, 행동 장애, 폐 질환, 심장 질환, 신경계 질환, 신장 질환에 이르기까지 많은 질병이 환경에 기인한다(여기서 말하는 ‘환경’에는 주변 환경은 물론, 식생활이나 생활 습관도 포함한다).

지난 50년 동안 환경 때문에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우리는 늘 사건 ․ 사고와 스트레스, 질병은 물론이고 유독성 화학 물질과 방사선 낙진, 전자파 문제까지 껴안고 산다. 이런 물질은 생산, 분배, 사용, 처분의 모든 과정에서 환경과 건강에 말할 수 없이 심각한 위험을 가져온다.

여성 건강에 대한 새로운 관심__118  화학 물질__120 방사능__121  전자파__122  도처에 깔린 위험, 불평등한 부담__122   환경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__124  환경오염을 이기는 실천 방안__129  건강에 유해한 노동__131  일차적인 직업 건강 문제__134  @정보꾸러미__143


 

8장 폭력


여성에 대한 폭력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감춰진 문제다. 우리 문화와 삶에 폭력이 워낙 깊이 자리 잡고 있어 성희롱, 구타, 성폭력의 위협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어렵다. 아래 사실들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15~44세 여성이 입는 상해의 주요 요인은 구타다.

 미국에서 집 없는 여성과 어린이의 약 50%는 가정폭력 때문에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이다.

 미국 여성의 5분의 1에서 2분의 1이 어린 시절 적어도 한 번 이상 성폭력을 당했으며 가해자는 대부분 나이든 남자 친척들이었다.

 한국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피해 신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성폭력 피해 신고는 1992년 3,919건, 1994년 7,405건, 2003년 12,494건, 가정폭력 신고는 1998년 3,685건, 2003년 16,408건이었다.

 한국의 성폭력 피해 신고율은 6.1%(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8년 자료)임을 감안하면 실제 성폭력 발생 건수는 20만 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여성부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가정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2003년 상담 건수는 99,376건, 성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51,431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런 사실을 보면 「비엔나 선언과 행동 강령」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세계 인류 절반에 대한 인권 침해라고 부른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통계를 보면 여성은 집에 있을 때보다 거리에 있을 때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난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많은 희생자들이 폭력을 자기 탓으로 여길 정도로 사회 구조 속에 정교하게 스며들어 있다. 반면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강간, 구타, 성희롱, 어린이 학대, 기타 여러 유형의 폭력을 ‘그럴 수도 있는 일’로 여기는 강력한 사회 분위기를 등에 업고서 자기 행위를 정당화한다. 우리는 날마다 남성이 여성에게 저지르는 폭력을 뉴스나 텔레비전 쇼, 영화관, 광고, 집, 직장에서 본다. 이는 모든 연령, 모든 인종, 모든 계급의 여성이 처한 삶의 현주소다.



넓은 의미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란, 개인이 저지르는 행동이든 사회가 만든 억압이든 그것을 통해 여성의 인격, 정신적 · 육체적 존엄성, 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우리 사회가 여성을 대상화하고 억압하는 모든 방식이 포함된다. 즉, 강제 불임 시술에서 약물 처방 남용, 포르노, 스토킹, 구타, 강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어린 여자 아이들에 대한 성적 육체적 학대와 나이든 여성에 대한 학대도 여기에 해당된다. 갖가지 형태의 폭력이 여성 모두를 위협하는 한편 여성이 삶을 선택할 능력을 제한한다. 특히 성폭력이 악질적인 이유는, 성이란 우리의 일상에서 상호 소통과 즐거움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성폭력이 성적 욕구에서 출발했는지 의도적인 폭력인지, 또 이런 동기가 선명하게 구분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는, 피해를 입은 여성이나 일반 사회의 눈으로 보았을 때 모호할 때가 많다. 이는 그동안 폭력 자체가 성적으로 에로틱하게 비쳐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에 대한 폭력의 대부분이 침묵 속에 가려 있거나 드러난다 해도 묵인됐다. 최근 여성 운동의 물결이 일면서 많은 여성들이 서로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발생하고 있고 어떤 여성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가족, 친구, 공공 기관조차 이 문제에 몹시 둔감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지난 30년 동안 여성들은 폭력을 당한 이들을 직접 지원하고, 여성에 대한 남성 폭력의 범주와 속성을 사람들에게 교육하고, 변화를 위한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 장에서는 여성들이 해낸 중요한 성과들을 소개한다.

폭력을 바로 보려면__145  인종, 계급, 여성에 대한 폭력__146  피해자 비난__147  성희롱__147  구타__148  매 맞을 때 할 수 있는 일__151  성폭력__152  근친강간과 어린이 성폭력__159  성산업__162  폭력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기__163  폭력의 근절__164  @정보꾸러미__166


 

9장 이성애


남성과 사귄다는 것은 인생에서 썩 괜찮은 경험에 속할 수 있다. 개인이 성별로 첨예하게 구별되는 사회에서는 이 구분을 넘어 맺는 관계가 특히 소중하게 여겨진다.





사랑, 우정, ‘친밀감’, 경제적 문제, 성적인 문제, 또는 이 중 여러 이유로 이성을 만나는 여성들은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자주 느낀다. 내 파트너와 안전한 섹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 연인, 또는 연인이 될지도 모르는 남성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돌출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평등한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무슨 문제든 일단 남성에게 의지하라는 사회 통념과 상관없이, 어떻게 하면 여성으로서 힘을 기르고 개별성을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이 장에서는 우리가 이성애자든 양성애자든 어떻게 남자와 연애하고, 사랑을 나누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자신과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도 알아본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


여성과 남성은 자라면서 서로 구별되게 말하고 행동하라고 배운다. 그래서 한쪽 성에게 부추기는 태도나 행동이 다른 성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거의 모든 문화에서 남자가 하는 일이 여자가 하는 일보다 중요하게 평가받는다. 남성들의 욕구가 여성의 욕구보다 우선순위에 있고, 남성을 얼마나 기쁘게 해주느냐에 따라 여성의 가치가 결정되기도 한다.

   다행히도 이제는 여성 대부분과 많은 남성이 이를 잘 알고 있다.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전형적인 모습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며, 우리 사회 문화에서 배운 규칙은 우리 삶에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주지 못한다. 역사를 보면 언제 어디서나 건강한 개인으로 사는 다양한 방식에 관한 새로운 진실들을 찾아내고, 성 구별에 기반을 둔 사회에 맞서 크고 적은 저항을 벌인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__175  독신__177  이성 관계의 갈등__178  갈등 해결__183  @정보꾸러미__189


 

10장 동성애





지난 10년간 미국에서는 여성이 여성과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레즈비언 스타일이 때를 만났다. 「타임」이나 「뉴스위크」 같은 유명 시사 주간지에서 스포츠계와 연예계 스타들이 커밍아웃하고 있다.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로버타 악텐버그는 샌프란시스코 시장으로 출마했다가 나중에 클린턴 행정부의 핵심 참모가 되었다. 여러 주에서 게이나 레즈비언의 시민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통과되고 있다. 오늘날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들은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고 개방된 삶을 살고 있다. 여성과 성관계를 갖는 여성은 레즈비언 정체성을 가질 수도 있고 양성애자(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트랜스섹슈얼 정체성을 가질 수도 있다.1 우리는 퀴어, 게이, 양성애자, 다이크, 레즈비언, 불대거 등 여러 가지로 부른다. 이 장에서는 그저 간단히 ‘레즈/바이/트랜스’로 줄여 부를 것이다. 그리고 가끔 ‘퀴어’란 말이 나오는데, 이는 여성 파트너를 가진 트랜스젠더나 트랜스섹슈얼 여성뿐만 아니라 레즈비언이나 양성애자 여성까지 포괄해서 가리키는 말로 쓸 것이다.

   정치 사회적인 기류가 변하면서, 좀 더 많은 레즈/바이/트랜스 여성들이 커밍아웃하고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그 결과 우리의 다양성이 어느 때보다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레즈비언이라고 하면 트럭을 몰고 목소리도 좀 이상한 남자 같은 백인 여성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는 지하철 옆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 걸스카웃 사무실에서 일하는 남미계 여성, 긴 머리에 립스틱을 바르고 아이와 함께 산책하고 있는 여자가 이성애자라고 장담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다. 요양원의 옆방 여자나 청각장애인 극단의 배우, 고교 시절의 가장 친한 친구, 극장 통로에서 춤추는 스트리퍼, 직장 동료, 옆자리에서 기도하는 신도가 바로 레즈비언일 수도 있다. 우리 중에는 장애인도 있다. 아이가 있거나 가질 계획인 사람도 있고,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도 있다. 평생 한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갖는 이도 있고, 독신주의자도 있다. 남자와 결혼해서 결혼 생활을 쉽게 그만둘 수 없어도,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레즈비언으로 규정한다. 대중문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레즈비언이나 양성애자 여성들로는 가수 랭, 테니스 챔피언 나브라틸로바, 배우 엘렌 드제네러스 외에도 음악가 미셸 은디지오첼로와 애니 디프랑코, 모델 제니 시미즈가 있다. 여성의 정체성이 점차 다양하게 드러남에 따라, 퀴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바꿔야 한다.

   다양성은 차이를 동반한다. ‘공동체’가 ‘공동체들’로 바뀌었듯, 레즈/바이/트랜스 여성들이 모두 관심사가 같다거나 동질적인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커밍아웃에서부터 애인과 지내기, 정치 단체 활동에 이르는, 레즈/바이/트랜스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성정체성만이 아니라 총체적인 자아다.

   레즈비언이 점점 더 가시화되고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음에도, 어쩌면 그래서, 동성애 혐오증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동성애 혐오증’은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 안에 있는 동성애 성향에 대한 불합리한 두려움과 혐오다. 이런 편견은 인종 차별이나 성 차별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 안에 제도로 자리 잡혀 있다. 이성애자가 동성애자에 비해 제도적 특권을 누리고자 하는 것을 ‘이성애주의’ 또는 ‘동성애 차별주의’라 한다. 예를 들어 이성 간의 결혼만을 인정한다든지 ‘가족 할인제’ 같은 관행, 동성애 동거인들에게 보험 혜택을 주지 않는 것은 모두 제도화된 이성애주의 관행이다. 이런 관행들은 이성애주의가 ‘도덕적’이고 , 옳고 , 낭만적인 관계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믿음을 조장한다. 그 결과 레즈/바이/트랜스임을 드러낸 사람들은 평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 직업,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들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 거리낌 없이 사랑할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인종, 계급 따위를 초월해 모든 ‘퀴어’들이 공유하는 목표다. 

   이 장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새롭게 찾고 있는 사람들과, 너그럽고 사려 깊은 공동체가 있음을 모르고 있는 레즈/바이/트랜스 여성들에게 도움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성애 여성들에게 레즈/바이/트랜스 여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좀 더 분명하게 보여 주려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 여성과 친밀한 성관계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 주고 싶다. 이 장은 우리와 우리 이웃에 있는 여성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모든 레즈/바이/트랜스 여성들의 삶과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는 작업은 아직 시작도 못했다. 여기에 자신의 이야기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되면 자기 이야기를 직접 써볼 것을 권한다.

커밍아웃__191  레즈비언 모임 찾기__197  섹슈얼리티__200  관계__203  자녀 양육__206  건강과 의료 관리__210  법적 문제__213  @정보꾸러미__215


 

11장 성생활


우리가 자신을 성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을 지속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성적 관계를 맺든 안 맺든, 우리는 환상을 탐험하고, 우리 몸을 기분 좋게 느끼고, 관능적 즐거움을 맛보고, 무엇이 우리를 흥분시키는지를 배울 수 있고, 자위 행위에서 성적 쾌락을 느낄 수도 있다. 성적인 느낌을 창피해하고 부끄러워하도록 배웠다면, 우리는 애써 그 느낌을 거부하거나 죄의식을 갖느라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을 것이다. 최근 들어서야 많은 여성들이 죄책감 없이 성을 경험하고 그것을 우리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을 배우고 있다.

   우리는 모두 성적인 존재다. 젊은이든, 늙은이든, 기혼이든, 독신이든, 장애가 있든 없든, 성생활을 하든 그렇지 않든, 성전환자든, 이성애자든, 양성애자든, 레즈비언이든. 우리가 변화하듯 우리의 성도 변화한다. 섹스를 알아가는 것은 평생 이어지는 일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성은 재미있고 즐거운, 진지하고 열정적인 소통으로서 우리가 주고받고 싶은 기쁨이다. 부드러운 다가섬일 수도 있고 우리를 사로잡는 격렬하고 거부할 수 없는 힘일 수도 있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 상황에 이르게 할 수도 있고, 벗어나고 싶은 상황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 섹스는 우리가 사랑하고 믿는 이를 새롭게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지평을 열어 준다. 섹스는 생명력의 근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잘못 쓰이면, 우리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우리 여성들은 안전하지도 않고 우리를 존중하지도 않는 이 사회에서, 깊이 상처받기 쉬운 성적 사랑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고 싶어 하는 심각한 모순에 자주 맞닥뜨린다. 때로는 성에 대한 생각과 욕구가 잦아들고 우리 삶의 다른 부분들이 중심 무대를 차지한다. 그리고 한 달이나 일 년 아니면 십 년 뒤에, 성욕이 되살아나기도 한다.

   여성들은 주로 이성 관계에서 성을 탐험하지만, 동성 관계에서, 또는 여성이나 남성 모두와 성을 탐험하는 여성도 많다. 우리의 성적 관심 대상은 시간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를 놓고 모든 여성들이 내리는 선택을 받아들이고 지지한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성을 더 온전하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막고 섹스를 즐기는 방법을 아는 것은 나와 파트너에게 중요하다.


사회적 영향__216  성장__222  양성애__223  독신/금욕__224  성적 기쁨__225  성반응 양식__226  섹스에 대해 말하기__238  성과 장애__239  부록__246  정보꾸러미__249

 

 

12장 몸에 대한 이해


다른 여성들과 우리 몸을 이야기하고, 생물학적 사실들을 알아가다 보면 우리 존재가 경이로울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몸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으며 건강검진에도 적극 참여하곤 한다. 몸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생식기의 외양이나 기능에도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생식 기관이 어떻게 기능하고 다른 기관들과 상호 작용하는지, 이 과정이 생활 습관, 환경, 총체적인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상세히 안다면 유방암이나 우울증, 성병 같은 여성 건강 문제를 훨씬 줄일 수 있다. 여성들은 거울을 통해 생식기의 외양을 관찰해 왔다. 거울이나 손전등, 깨끗한 플라스틱 질경1을 조심스럽게 질에 넣으면서 생식기 내부, 즉 질벽과 자궁경부(자궁의 아래쪽)도 볼 수 있다. 질은 매우 깨끗하며 자가 진단을 하면서 부드럽게 만져 보면 아프지도 불편하지도 않다.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다른 이와 함께도 할 수 있고, 한 번 또는 여러 번도 할 수 있다. 자가 진단으로 자궁경부와 질벽이 월경 주기와 임신과 완경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볼 수 있고, 다양한 질염을 인식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자기 성기를 보거나 만지지 못하게 하는 금기를 깨는데 오래 걸리는 여성도 있다.


2년 전 “바로 네 손가락으로 말이야, 자궁 끝 부분을 만져볼 수 있어.” 하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흥미로웠지만 당황했어요. 질 속에 손가락을 넣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스스로 그곳을 만진다는 게 찜찜했지요. ‘그곳’은 애인이나 의사를 위해 ‘예약된 곳’이라는 생각이 있었던 겁니다. 두 달쯤 지난 어느 날 오후, 잔뜩 긴장한 채 욕실에 쪼그리고 앉아 손가락을 질 속에 깊숙이 넣었다 빼 봤어요. 매끄럽고 둥그렇고, 톱니 같은 것이 중심부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거기가 바로 월경혈이 나오는 데라는 걸 알았어요. 굉장히 흥분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고 멋진 느낌이 동시에 들었죠. 자궁경부를 관찰하려고 지난주에는 플라스틱 질경을 샀어요. 이번에도 시도하려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까요?

생식기 찾아보기__257  생식기의 기능과 구조__258  생식 주기__263   부록: 월경 주기와 호르몬__273  @정보꾸러미__275


 

13장 피임


피임은 여성들이 자신의 삶에 자율성을 갖고 자신의 몸을 알고 건강을 돌보며 남자 파트너와 성을 즐기는 데 꼭 필요하다. 대다수의 여성이 효과가 뛰어나고 믿을 만한 피임을 원한다. 몸에 아무런 해가 없고 번거롭지 않으며 에이즈와 성병을 막아 주고 성교 전에 사용할 수 있는 피임법을 원한다. 신기술이 놀랍도록 발전한 오늘날 많은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피임법들이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많은 이들이 자기가 행하는 피임법을 전적으로 믿지 못한다. 여성들은 아직도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하게 된다.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은 피임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피임법 자체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피임과 성에 대한 사회적 태도를 바꾸고 여성과 남성의 권력 불균형에 도전하고 피임을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피임법을 스스로 고를 수 있게 보장해 주는 일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진정한 생식의 자유는 누구와 언제 어떻게 아이를 가질 것인지, 또는 아이를 갖지 말 것인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권력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의 피임 기술은 많은 요인에 의해 형성되었는데 특히 인구 조절을 목적으로 발전했다. 20세기 후반 대부분 기간에 여러 정부 기관과 민간 기구들은 인구 성장을 억제하려는 일차적 목적으로 피임법 발전을 지원했다. 사회 정의와 여성 건강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은 저소득층, 장애 여성, 유색인 여성, 못 배운 여성의 출산을 제한하려는 ‘산아 제한 운동’과 그 전신이었던 우생학 을 오랫동안 비판해 왔다. 이들은 특히 위험한 피임법의 보급과 많은 국가에서 한두 가지 피임법만 사용 가능하다는 문제, 여러 종류의 피임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부재를 우려했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기초 보건 서비스 제공에 비해 가족계획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음을 비판해 왔다.

   피임법 연구 분야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여성 건강을 위한 전 세계 활동가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피임 연구를 지원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몇몇 대규모 기관들이 피임에 관한 여성들의 최우선적 요구가 무엇인지를 조사하는 데 관심을 더 많이 가졌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는 다양한 여성 건강 운동가와 옹호자, 과학자 단체가 한데 모이는 회의를 후원했다. 전 세계 여러 지역 출신의 여성들로 구성된 「여성 건강을 위한 미생물 살균제 옹호 모임」(WHAM)은 바르는 에이즈약으로 불리는 미생물 살균제를 개발하고 실험하는 전 과정에 미국 인구위원회와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피임뿐만 아니라 성병, 불임, 생식기암을 예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음은 이들이 주목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레아의 방패   프리사이즈 차단제. 밥공기 모양이고 실리콘으로 만들어졌으며 자궁경부의 분비물은 흘러 나가지만 정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일방형 판막을 가지고 있다. 실리콘은 페서리, 자궁경부캡, 대부분의 남성용 콘돔에 이용되는 라텍스보다 열이나, 화학 약품에 강하며 변형이 잘 안 된다. 2002년 3월에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다.

미생물 살균제  질 내벽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피임뿐 아니라 에이즈를 비롯한 성병 예방에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질살균제다. 피임 기능이 없어 임신을 가능하게 하면서 에이즈나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비피임 질살균제는 더 먼 미래에나 가능하다.

인간 단세포군 항체(mAbs) 임신과 성병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이 방식의 미생물 살균제는 여성의 질 안에 있는 점액(분비물)에 항체를 직접 전달하는 ‘수동 면역’에 의존한다. 인간 단세포군 항체는 여성의 면역계가 항체를 만들도록 하는 이른바 ‘반생식력 백신’과 다르다.

피임을 가로막는 요인__277  임신은 어떻게 될까__279  피임법 선택__280  페서리와 살정제__281  페미돔__285  콘돔__287  자궁경부캡__289  피임용 스펀지__290  살정제: 젤리/크림__291  살정제: 거품__292 가임기 관찰법(자연 피임법)__293  모유 수유법__297  먹는 피임약__297  이식형 피임법__308  붙이는 피임약__312  바지날링__313  주사형 피임제__314  무방비 성교 후 응급 피임법__316  자궁내 장치__317  질외 사정__324  영구 피임__324  금욕법__328  피임이 안 되는 방법__328  @정보꾸러미__329


 

14장 성병


의료인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조신한’ 여자라면 성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는다. 성병에 걸린 여자는 결혼하지 않았다면 ‘난잡한’ 여자로, 결혼했다면 ‘부정한’ 여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우리가 병에 걸려 의료 처치가 필요할 때도 너무 아파도 의료 지원이나 상담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가 계속 성병을 개방적인 성관계를 맺는 사람에게 주어진 징벌로 여기는 한, 이 문제는 이야기하기 어렵고 해결은 더 어렵다.

성병에 대한 걱정 없이 성생활을 즐기고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여성의 권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병에 걸린 뒤 어떻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뿐 아니라, 성병을 예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성생활을 포기하지 않고도 성병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성병은 얘기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때로는 언급을 피하거나 예방을 잊기 쉽다. 성관계 파트너가 비협조적이거나 ‘안전한 성’이라는 생각에 적대적이기까지 할 때는 특히 더 그렇다. 그러나 최근 후천성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와 에이즈가 확산되면서 치료법 없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적극 예방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전보다 많은 이들이 성병 예방의 주요 수단인 콘돔을 사용하자고 이야기한다. 물론 아직 이런 이야기에 동참하지 않은 이들도 많다.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바꾸는 일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성병에 걸리면 자기 자신, 성생활, 관계를 생각하는 방식도 영향을 받는다. 자신이 희생자처럼 느껴지거나, 화가 나거나 우울해지거나, 부당하게 자신을 비난할 수도 있다.

일부일처 관계에 있던 사람이 성병에 걸리면, 두 사람 사이에 내재된 다른 문제들이 극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미국에서만 해마다 1,200만 건이 넘는 성병이 발생한다. 최근까지 성병은 모두 전염병 문제로만 취급했다. 오늘날 양상은 더 다양하다. 매독 같은 일부 성병들은 크게 줄고 있고, 성병을 뿌리 뽑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공 의료 정책이 세워졌다. 그러나 자궁경부암과 연결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HPV 또는 생식기 사마귀), 에이즈로 발전하기 쉬운 HIV 같은 다른 성병들은 증가하고 있다. 성병들은 몸속에서 상호 작용을 하며, 많은 성병들은 감염 위험을 높인다. 세계 곳곳에서 행해진 최근의 연구들은 성병 예방 프로그램이 시행될 경우  HIV 감염률은 40%나 떨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

   여성은 성병에 걸리면 남성보다 더 심각한 병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성병 감염으로 인한 만성 증상으로 고생하기도 쉽다. 여성에게는 종종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심해지기까지 성병에 걸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성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골반염 같은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골반염은 불임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만성적인 골반통증을 가져오거나 자궁외 임신의 위험성을 높인다. 드물기는 하지만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성병이란__331  내가 성병에 걸릴 위험은?__331  피임과 성병__332  왜 예방이 중요한가__332  사회 문제__332   여성이 주도하는 예방__335  치료__335  증상과 치료__336  @정보꾸러미__347


 

15장 에이즈




많은 여성이 HIV감염과 에이즈에 대해 관심이 저마다 다르다. 가능한 한 오래 살고 싶은 HIV 양성 반응자도 있고,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책을 알고 싶어 하거나 감염된 가족이나 친구들을 돌보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다. 여성 건강 운동가, 청소년을 가르치는 교사, 최선을 다하려는 보건관계자들도 있다.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그 가운데에서 우리의 공동 기반을 발견하고, 더 많은 자원을 제공하려는 게 이 장의 목적이다. HIV와 에이즈에 관한 정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책이 에이즈의 치료와 예방, 그리고 에이즈와 더불어 살기에 대한 최신 정보를 쌓는 데 발